블렛츨리 서클 샌프란시스코

BBC의 드라마이자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했던 [블렛츨리 서클]라는 드라마를 참 좋아했더랬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정부 주도 하에 비밀스럽게 암호 해독을 하던 여성들이 전쟁 후 일상으로 돌아갔다가, 어떤 계기로 인해 다시 모여 사건을 해결한다는 설정부터 매력적이었다. 집중력이 부족한 내가 시즌2까지 단숨에 다 봤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게 본 시리즈였다. 시즌3은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서 제작이 불발되었다길래 어찌나 아쉬웠던지.

그런데 어느 날 넷플릭스에 [블렛츨리 서클 샌프란시스코]라는 게 떠있는게 아닌가.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블렛츨리 서클]의 후속작이었다. 포스터를 보니 주인공이었던 수잔과 막내(이름 까먹음..)가 빠지고 진이랑 밀리와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듯 했다.

블렛츨리 서클 샌프란시스코 포스터

기대에 차서 플레이. 

대망의 프리미어 에피소드는 전쟁이 끝날 무렵 밀리와 진과 함께 일했던 클레어라는 암호해독가가 살해를 당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수년이 흐른 후 미국에서 같은 유형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을 알게 된 밀리. 밀리는 클레어의 억울함을 풀 기회라며 진을 꼬시고, 그렇게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가게 된다.

-라는 게 1화의 줄거리인데. 

일단 본 감상으로는 대실망. 

국가 기관의 (비록 여성에, 비밀에 부쳐지긴 했지만) 암호 해독가를 잔인하게 살해한 연쇄 살인범이니까, 설정만 보면 대작의 스멜이 풀풀 풍겨 온다. 하지만 문제는 심각하게 촌스러운 연출과 대본이다. 추리 과정은 허접하기 그지 없고 뭣보다도 마지막에 범인을 주인공들이 둘러싸고 “너 범인이지?” 라고 하니까 범인이 술술 자기의 범행 동기를 부는 연출이라니 무슨 쌍팔년도 드라마냐?! 나름대로 당시 사회의 문제점과 범죄 동기를 결부시켜서 사회파 느낌을 의도한 건 좋은데 연출 때문인지 뭔지 억지스럽다는 생각만 들었다. 무엇보다도 이런 대사건(?)을 2화만에 뒤뚱뒤뚱 마무리 지어버리다니… 아니 그런데 이거 8화짜린데? 이거 이대로 계속 진행되는건가?

하고 의문스러운 마음을 가지며 본 3화, 4화…

1, 2화보다 더 골때린다. 일단 결론은 나름 반전을 주려고 노력했지만 역시 첫 에피소드처럼 연출력과 대본 덕분에 “아니 시발 이게 전말이라구요?” 라는 생각만 든다… 심지어 새롭지도 않아. 제약회사 문제 다룬 드라마가 얼마나 많은데 ㅋㅋㅋ 거기에다가 이번에도 범인(?)을 주인공들이 둘러싸고 모든 사건이 해결되는 촌스러운 연출이 또 나온다. 몰아붙이니까 모든 걸 술술 불고 모든 일을 다 말해버리는 범인… 너무나 힘이 빠진다. 

솔직히 다른 시리즈였으면 이미 1화에서 때려쳤겠지만 워낙에 좋아하던 시리즈라 억지로 보고 있다. 하지만 4화까지 보니까 진짜 못 참겠음ㅋㅋㅋ 이걸 계속 봐? 말아? 예산도 부족했는지 영 화면 때깔도 구린 거 같고. 아니 거기에다가 밀리한테 왠 연애 스토리여ㅋㅋㅋ 원 시리즈 밀리는 남자따위 필요 없는 여자 아니었냐고ㅋㅋㅋ 난 혼자서 밀리한테 레즈 텍스트 있는 거 아니냐고 좋아했는데 아 ㅋㅋㅋ 

다행히 새로운 등장인물들은 매력이 있다. 원 시리즈의 수잔 포지션인 아이리시도 마음에 들고. 근데 추리 장면이 진짜 구린게 원 시리즈에서는 수잔 진짜 영민한게 느껴졌는데 아이리시의 진면목이 잘 안 드러나서 빡침… 

아무튼 내가 좋아했던 그 시리즈가 맞는지 의문일 정도이다. 이런 후속작을 바라는 건 아니었다고 ㅋㅋㅋㅋ 이래서야 원 시리즈도 사실 별로였는데 내 기억 속에서 미화된 건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잖아 ㅋㅋㅋ 물론 그정도는 아니겠지만… 원 시리즈 다시 보고 싶은데 하필 넷플릭스에서 내려가 버렸다. 엉엉. 

내 블렛츨리 서클 돌려내 넷플릭스 이 개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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