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얻은 ennuism.net 도메인

어릴 때, 그러니까 거의 15년 전? 당시 블로그 열풍이어서 나도 블로그를 참 열심히 했었다. 처음에는 온블로그라는 곳에서 블로그를 만들었다가 나중에 설치형 블로그인 텍스트큐브의 전신이었던 XXX(이름 생각 안남)로 옮겼었음. 아무튼 그 때 블로그 만들고 얻었던 도메인이 ennuism.net 이었다. 프랑스어인 ennui + sm 해서 만든 도메인으로, ennui라는 단어는 동물의사 닥터스쿠르에서 보고 인상적이어서 마음에 계속 담아 두었던 것이었다. 알고 보니 그냥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그치들 특유의 이상한 외래어였지만… 그리고 net은 그냥 괜히 멋져 보여서 쓴거였음. 지금도 괜히 net이 제일 멋져보임. 아무튼 딴에는 “와 내 작명실력 죽인다 ㅋㅋㅋ”라고 생각하고 있었더랬다.

그 후 한 3-4년? 어쩌면 그보다 짧게 블로그를 하다가 흥미를 서서히 잃어가던 중 도메인 연장을 잠깐 까먹은 사이에 도메인이 왠 중국 업체로 넘어가 버렸다. 그 후 미련없이 블로그는 ㅂㅂ. 이미 시대는 블로그보다는 미투데이나 트위터같은 마이크로블로그로 넘어가고 있었기도 했고. 나도 유행에 따라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가 도저히 그 스타일이 안 맞아서 (당시에는) 그만뒀었다. 물론 그 후 2013년 즈음부터는 뒤늦게 나도 불타서 트위터 열심히도 했었지만 ㅋㅋㅋㅋ 

하지만 그 후에도 간간히 이렇게 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드문드문 들었다. 안 쓸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매년 다이어리를 사는 마음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나이가 정말 들었는지 이젠 다이어리도 사야겠단 마음이 전혀 안들지만… 아무튼 기록 욕심이 날 때마다 “그 때 내가 쓰던 도메인 이름 간지 났는데”라는 생각도 계속 들었고 ㅋㅋㅋ 어지간히 이 도메인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결국엔 이렇게 다시 사버렸으니까. 

이 도메인을 사게 된 이유는 조금 엉뚱한데. 최근 베이킹 취미가 새로 생겼다. 그래서 베이킹 기록용으로 블로그를 다시 만들어서 베이킹 일지를 쓰고 있는데, 오래만에 사진 넣고 일지를 쓰니까 생각보다 재밌는거다. 이왕이면 도메인도 멋드러지게 하나 만들자 싶었는데 돈 주고 도메인을 사려니까 베이킹 관련이 아닌, 어릴 때 쓰던 ennuism.net을 다시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구글에서 “도메인 저렴한 곳” 으로 검색해서 아마존에서 도메인을 사는게 제일 낫다는 글을 보고 바로 구입했다. (허나 환율 생각하면 딱히 싼 건 모르겠음) 

그렇게 베이킹 블로그에 ennuism.net을 연결하고 보니 이 도메인이 베이킹이랑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거 일종의 내 일기장 도메인이었는데 베이킹 일지용 블로그에 쓰는 것도 뭔가 아깝고(?)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일기용 블로그 다시 만들자!!!!! 싶어서 이렇게 잡담 블로그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음 앞으로 이 곳을 어떻게 채울 거냐면-

일기도 쓰고, 남 욕도 좀 하고, 취미 얘기도 하고. 베이킹 일지 블로그에서 하기 힘든(?) 베이킹 얘기도 하고 그럴 예정이다. 이 블로그는 길게 갈 수 있을까? 길게 가야 할텐데. 이 블로그를 누구에게나 오픈해서 훤히 알리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으론 내가 불시에 죽었을 때 가까운 사람들이 이 블로그를 확인해 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니까, 열심히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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