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의 이야기 (2020, Ne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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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대 기말고사를 준비하면서 본 영화다. 평소 때는 넷플릭스 볼 거 없다고 찡찡대는 주제에 시험 기간에는 왜 이렇게 다 재밌어 보이지??? 덕분에 영화 세 편이나 봤다. [반쪽의 이야기]랑 [스탠바이, 웬디], [카조니어]. [반쪽의 이야기]는 포스터는 별로 끌리지 않았는데 레즈비언 얘기라길래 찜해뒀다가 러닝타임 별로 안 길어서 보기 시작했다.

스토리는 똑똑한 동양인 레즈비언 주인공이 멍청한 백남 동기에게 돈을 받고 대신 러브레터를 써주다가 되려 본인이 상대방한테 빠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시놉시스만 보면 왠지 러브코메디 장르일 것 같은데, 웃긴 장면은 거의 없고(멍청백남이 너무 멍청해서 헛웃음 나오긴 함.) 상당히 문학적인 성장영화이다. 어려운 경제 사정 때문에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명문대는 꿈도 못 꾸는 엘리, 역시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생각도 깊지만 보수적이고 강압적인 집안 분위기에 눌려 정략 결혼 날짜를 기다리고 있는 애스터, 멍청하지만 자신만의 요리로 성공하려는 꿈을 가진 폴이 기묘한(?) 삼각관계를 겪으면서 점점 성장해 나가고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은 제법 감동적이다. 사랑을 해 본 적이 없고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엘리가 애스터와 편지 한 번 주고 받고 바로 사랑에 빠지고, 대리 편지(하지만 사실상 자신의 러브레터인)로 사랑을 무럭무럭 키워나가면서도 직접 엘리와 사귈 생각은 추호도 못하는 게 슬펐다. 사랑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6개의 에세이를 써 낼 수 있는 사랑꾼 주제에 왜 자기는 애스터와 만날 생각을 안 했던 것인지… 안타깝기도 하고 약간 동질감 느껴지기도 하고. 물론 난 엘리만큼 똑똑하지 않지만요.

난 3n살이나 먹은 주제에 이런 성장 영화를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몰캉몰캉해지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 그렇다니까. 내가 청소년 시기에 별로 그런 과정을 겪은 적이 없어서 그런가? 부럽기도 하고. 대리 만족? 이 영화 보고 난 다음에 [카조니어]도 봤는데(이것도 글 쓸 것임) 서로 재질은 약간 다른데 그래도 보고 나면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가고 마음이 따땃해지고 그렇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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