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단 한 단어로 요약될 것이다. 코로나.

처음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할 때 솔직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설마 이게 이렇게 오래 갈 줄은 몰랐고, 이렇게 전 세계인에게 영향을 줄 줄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터부시 되고 다들 집에만 있는 생활을 하게 됨에 따라 “코로나 블루”를 겪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고.

나의 경우는 3월 한 달 간 강제 휴직을 하면서 집에만 있게 되었는데 그 때 나도 모르던 사이에 내 습성에 조금 영향을 준 듯 하다. 처음에는 한 달 정도의 기간이 나에게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집에만 있던 생활을 한 적이 없던 것도 아니고. 하지만 내 예상 외로 나 역시 코로나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무엇보다도 내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방콕/집순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던 습성도 조금 바뀌었다.

그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취미의 변화이다. 정확히는 추가가 됐다. 원래 내 취미는 컴퓨터로 게임하기, 컴퓨터로 유튜브 보기, 컴퓨터로 미드나 영화 보기 등 아무튼 집에서 컴퓨터 앞에서만 하는 생산성 0의 취미였는데 갑자기 베이킹과 자전거에 꽂혔다. 예전이었으면 생각만 하다가 그만 뒀겠지만 무슨 일인지 올 해는 적극성이 늘어나서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들 중 상당 부분을 실행으로 옮겼다.

베이킹은 생각보다 초기 비용이 꽤 들기 때문에 3개월 정도 고민했는데 “역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10월 초에 바로 시작했고, 다행스럽게도 내 취향에 잘 맞아 아직까지 즐겁게 하고 있다. 자전거의 경우 베이킹보다는 조금 더 충동적으로 시작했지만, 의외의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어 앞으로도 즐길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웃도어 취미라니ㅋ 언젠가는 국토 종주나 자전거 캠핑을 가고 싶단 생각도 든다.

그 외 생활적인 부분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월급쟁이가 돈 버는 방법은 주식 아니면 부동산이라더니, 난 올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주식과 부동산에 한꺼번에 입문하게 되었다. 일단 내 명의의 “집”이 생겼다. 물론 100% 나만의 힘은 아니고… 만 35세 이하가 빌릴 수 있는 보금자리론을 통해서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대출을 받고, 엄마의 도움과 내 저금을 털어 집을 샀다. 사실 집을 사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게 잘한 일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엄마의 “네 월급으로는 평생동안 네 집에서 못 산다.”는 말을 듣고 구입을 결심하였다. 2년마다 집 옮기는 생활을 하고 싶지도 않고,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니까.

주식은 3월 휴직 기간에 45만원 정도의 초라한 금액으로 시작했다. 3월 말 쯤, 정확히 코스피가 1400대 최저점을 기록했던 바로 그 날 몇 가지 우량주와 ETF를 사더랬다. 다행인지 뭔지 그 뒤로 코스피는 다시 반등했고 현재 83만원 정도가 되어있는 상태이다. 이 때 내 전 재산을 털었다면(못 터는 상황이긴 했다. 집 계약금을 내버렸던 상황이기 때문에.) 최저점에서 주식을 샀던 좋은 기억 때문에 추가로 못 사는 웃픈 상황이 벌어졌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내년엔 조금 더 경제/주식/부동산을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이런 이유로 2020년은 참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는 해였다. 코로나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역으로 앞으로 열심히 살자는 결심을 하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코로나 때문에 2020년은 없는 해나 다름 없었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지만, 나의 경우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 때문에 2020년은 터닝 포인트가 된 해라는 생각이 든다.

2020년, 잘 가길. (코로나도 좀 가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