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배반한 역사 by 박노자

: 부끄럽게도 내 인생에서 몇 안되게 읽은 인문학(?) 책인가...글을 굉장히 잘 쓰는군요. 이렇게 쓰려면 얼마나 한국어로 된 책을 많이 읽고 써야 하는건지? (왜 난 이런 생각부터 먼저 든거지?) 하여간 글도 쉽게 쓰는 편이라 빨리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 근대사의 지식인들에 대한, 특히 친일적인 행각을 벌였던 지식인들에 대한 책입니다. 그들이 그런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당시 사회상과 함께 보여준 책이죠. 친일과 독립투사의 차이는 의외로 종이 한장 차이일 수도 있고, 그렇게 때문에 친일 청산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닫게 해주었달까요. (물론 친일청산이 의미없는 일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근데 몇몇 부분은 너무할 정도로(?) 교과서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적인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를 꽤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예를 들어 '통일은 흡수 통일이어서는 안된다' 라던가, 그 밖에 등등) "...좀 힘든 거 아냐?" 싶은 생각이 들어서... 약간 공허한 느낌도 있었네요.

그래도 근대사에 대해서 거의 '꽝'인 저에게는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원래 레포트로 감상문 제출하는 거였는데, 책을 잘 고른 거 같아요. 나름대로 열심히 읽었고 열심히 썼으니 성공. 이 분의 다른 책도 읽어볼 예정입니다.

(+) 그런데 이건 선입견일까요? 한국사를 보는 시선이 약간 '외부인의 시선'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확실히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었겠지만요... 어느 분이 박노자 하면 무슨 생각이 나냐는 물음에 '외국인이다.'라고 댓글을 단 걸 본 적이 있는데 약간 공감. (<-단순히 귀가 가벼운 걸지도 ~ -_-)



십각관의 살인 by 아야츠지 유키토
: 예전부터 볼까 말까 고민했다가, 최근 일본 문학에 정이 좀 떨어진 상태라서 보류했었던 책인데 이제야 보게 되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왜 이제 이걸 본 거야! 얼른 [시계관의 살인]도 보고 싶다아!!!!"

미스터리 소설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어서 이 소설의 트릭이 얼마나 훌륭한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네요. 하지만 굉장히 몰입해서 읽었어요 T.Tb 넷 중독자인 제가 컴퓨터 안 하고 읽었으니 얼마나 집중해서 읽었는지 아시겠죠?;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질 때의 놀라움이란*_* 전 이때까지 추리 소설을 읽으면서 소위 반전이라는 것에 별 감흥을 못 느꼈는데(머리가 나빠서 추리 자체를 안 하는 편이라;) 이번에는 정말로 깜짝 놀랐습니다! '소설'이라는 것을 이용한 반전이랄까, 독자들을 아주 멋지게 속였네요. ^^;;

덕분에 이 작가의 다른 책은 물론이고, 일본의 다른 미스터리 작가들에게도 흥미가 생겼어요. 일단 [시계관의 살인]을 읽은 다음엔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읽어볼 생각 +_+ (근데 대체로 좀 긴 편이군요.) 미스터리 뿐만 아니라 다자이 오사무 같은 작가들의 책도 언제 한번 읽어볼 예정입니다. ……애석하게도 일본 사소설 작가들은 여전히 별 감흥없고;;;;

(+) 그나저나 십각관은, [케이조쿠] 극장판에 비슷한 것이 나오지 않았나요? 아무래도 이 극장판 자체가 이 소설에서 많은 부분을 빌려온 것이 아닐까 싶네요. 아니면 십각관이라는 소재가 원래부터 일본에서 쓰였던 소재인데 아야츠지 유키토가 이 작품에서 차용한 것인 걸까요? 아시는 분~~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by 죠반니노 과레스끼
: 솔직히 제목 때문에 별로 끌리지 않았는데 에라 모르겠다..하는 마음에 빌린 책입니다. 결과는 매우 만족.^-^ [십각관의 살인]을 읽기 전까지는 이번 달에 읽은 책 중 최고..였을지도? 어쟀든 1권은 다 보고 2권을 보고 있습니다.

2차 대전 전후 이탈리아의 한 마을에 사는 다혈질 신부 돈 까밀로와, 그 읍의 읍장이자 열혈 공산주의자인 뻬뽀네(역시 다혈질), 그리고 예수 세 사람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돈 까밀로는 신부면서도 극렬 반공에 화가 나면 주먹이 앞서면서도, 신부로서 굳건한 신앙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도 아는 사람입니다. 예수도 세간의 이미지처럼 근엄하지만은 않않지요. 오죽했음 이 작품의 에수님은 돈 까밀로와 뻬뽀네가 주먹 싸움을 벌일 때, 하지 말라고 말리면서도 결국엔 돈 까밀로를 응원하기까지 합니다;; 굉장히 인간적인 예수랄까요? 뻬뽀네도 뼛속까지 공산주의자이긴 하나 드러내놓진 않지만 신앙심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지요.

당시 이탈리아의 정치를 비꼬았다고 하는데, 실제로 뻬뽀네와 돈 까밀로의 입을 빌어 신나게 당시 정치판을 까대기도 하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사상을 비판 하기도 합니다. 돈 까밀로와 뻬뽀네가 말 다툼 하는 건 정말이지 -_-b 번역도 굉장히 잘된 듯? 술술 읽히고 좋아요. 하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몇몇 에피소드는 종교적 색채가 너무 강하거나 가끔 정치적 의견이 치우쳐 진 듯한 느낌도 살짝 받았어요; 전자는 작가가 기독교인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이 책의 궁극적 주제도 대략 "마음 속 깊이 있는 신앙심을 바탕으로 서로 화합하며 잘 살자."인 듯 하니까요. 거의 늘 이런 식으로 끝납니다. 완벽한 화합은 아니지만 적어도 예수 앞에서, 성당 앞에서 다투지는 못하는 두 사람이죠.

시리즈가 10권까지로, 상당히 많은 편인데 주위 시립 도서관도 그렇고 학교 도서관도 그렇고, 10권까지 다 구비해 둔 곳이 없네요. :-( 결국 사란 소리인감... 그런데 '서교출판사'에서 나온 종류만 여럿 되는 것 같드만요...'ㅂ'
2006/10/21 03:06 2006/10/21 03:06
Posted by ce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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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1학년때 박노자씨의 '하얀가면의 제국'이란 책을 과제용으로 읽었었던 기억이 있네요. 외국인이라고는 해도, 한국에 대한 (나름대로의) 애정이 있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2006/10/21 11:56 [ Permalink : Modify/Delete : Reply ]
    • 네 애정이 있으니 그렇게 공부도 하고 귀화도 하고 열혈적으로 글도 적고 하시는거겠지요. ^^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습니다.

      2006/10/22 23:09 [ Permalink : Modify/Dele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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